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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이제와서 써보는 스핀오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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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4-07-12 11:1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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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빨리도 쓰지?

ㅋㅋㅋㅋㅋㅋ

이번 스핀오프는 정말정말 유자에다가 후기 쓰고 싶었는데

우리 팬덤 대다수가 그렇듯이 평일에는 일하느라 바쁘고,

주말 되면 모자랐던 잠 채우랴 밀린 집안일하랴 바쁜 직장인이 되어서

내가 느낀 그 많은 감상과 감정을 미처 찬찬히 돌아볼 새도 없이

벌써 거의 3주나 되는 시간이 지나버렸네.

우리 예전에는 여기서 후기 쓰기 바빴었는데 ㅋㅋㅋ

이제 실시간의 시대가 되어버려서

다들 개인 SNS나 커뮤에 그때그때 생각나는 거 짧게 적고, 찍어온 영상 올리고...

개인의 감상문을 길게 읽고 쓴지는 참 오래 된 것 같아ㅋㅋ

그런데 이번엔 첫콘 보고 나니까 딱 그 생각이 들더라고

아 이번에야말로 정말 후기를 쓰고 싶다.

이건 진짜 후기로 이 행복감을 남겨놓고 싶다... 하고ㅎㅎ


사실 올초까지만해도 슈주의 활동 계획과 방향성에 대해 의문이 많았잖아.

우리도 여기서 간혹 이야기할 때 있었으니 뭐... 더 말 안해도 다들 알지? ㅋㅋㅋ

그 일련의 흐름에서 내내 나를 따라다니고 또 씁쓸하게 했던 건

이쯤 연차가 쌓이면 그룹은 그냥 습관적으로 이어가는 수밖에 없는 걸까,

그룹으로서 어떤 의미나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낼 시기는 이미 지나버린걸까 하는 부분이었어.

우리가 만들었던 많은 의미들은 이제 모두 과거형으로,

이제는 그냥 과거를 떠올리며 즐거웠지 하하 추억팔이하러 만나는 것밖에 할 수 없는 건가 하고...


그런데 내가 주변 엘프들이랑 종종 하는 얘기가 있거든?

알지 않냐, 슈주 절대 안 죽는다.

우리 애들 바닥 쳤다 싶으면 기가 막히게 다시 치고 올라왔다 지금까지 우리 팀 역사가 늘 그랬다.

그니까 우리 다 편하게 완덕할 날은 아마도 안 올거다. 하고ㅋㅋㅋ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역시나ㅋㅋㅋ 뚜껑 열어보니 이야...

세트리스트도, 전개 방식도, 연출도 기존과 완전히 다르면서도

또 슈주만의 결은 다른 슈퍼쇼 시리즈와 함께 가져가는,

정말 슈주라서 할 수 있는 공연이 완성되어 있었어.


사실 뚜껑 열기 이전에도 좋은 징조들은 정말 많았지.

우리 애들이 갑자기 두달 전부터 콘서트 연습을 하질 않나(ㅋㅋㅋㅋ)

예정에 없었던 신곡도 준비해주고,

그렇게 바라 마지않던 단체 자컨도 마련해주고,

응원법 영상같은 소소한 컨텐츠까지

슈주가 팬들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게 너무나도 잘 전해져왔지.


거기다 두말할 것 없었던 콘서트 본편까지...

그렇게 성심성의껏 준비해준 스핀오프를 보고

우리가 어떻게 안 행복하고, 안 감동받을 수가 있었겠어?

결국 나는 벗어나본 적도 없는 슈주에게 또 발이 묶여 버린거야ㅠㅠ


사실 냉정히 말해서 이번 콘서트가 막 다른 후배들 콘서트처럼 엄청난 무대효과를 쓰거나 돈을 많이 들인 VCR을 내놓은 건 아니잖아.

그런데 리더 말대로 멋진 척 지구를 구하는 척 대신에 이전에 시도한 적 없는 스포츠팀이라는 비주얼디렉팅을 택한 것만으로도,

밑도 끝도 없이 뭔 사고나고 여친 죽고 그러는 허황된 러브스토리(ㅋㅋㅋ)가 아니라 애들에게 실제 있었던 사건들을 재구성해서 유닛 바꾸기로 접목시켜 온전히 '슈퍼주니어'의 스토리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애들과 함께 오래 방송했던 방송계 선배들이 까메오로 나와 애들을 소개해주는 것만으로도

펑펑 차 터트리고 난리인 돈 들인 VCR보다, 무슨 화려한 무대 장치보다

이러한 아이디어에서 오히려 더 크고 깊은 성의와 애정을 느끼게 되더라고.

규현이도 그랬잖아,

쏘리쏘리같은 곡들을 아예 안할 수는 없지만 교묘~하게 순서를 비틀어서 새로운 느낌으로 만들어봤다고ㅋㅋㅋ

쇼타임 원더보이 댄싱아웃을 맨앞에 배치하는 그런 작은 부분조차 정말 열심히 고민한 흔적인거고,

그렇게 고민했기에 만들어낼 수 있었던 자연스러운 흐름인거니까.


(잠깐 딴소리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사실 ㄱㅎㄷ씨나 ㅇㅅㄱ씨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거든.

예전 스타킹이네 강심장이네 때문에 우리 팬들이 ㄱㅎㄷ씨한테 좋은 기억 남아있기는 쉽지 않기도 하고 ㅎㅎ

그런데 그만한 선배들에게 콘서트 VCR에 출연 부탁할 수 있는 아이돌이 과연 있겠는가,

부탁한다고 해서 그 선배들이 아무에게나 선뜻 해주겠는가 생각해보면 둘 다 답은 아니오 더라고.

문득 우리 애들 참 오랜 시간 잘 버텼고 잘 해왔고 잘 살아왔다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런 의미에선 그분들한테 고맙기도 했고...)


그렇게 내내 감동받으며 콘서트 즐기다가

플로어에 앉아서 정면 돌출에 조로록 서있는 애들 뒷모습 보는데

참 ㅋㅋㅋ 괜히 눈물이 날 것 같더라ㅎㅎ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

그렇게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여전히 저렇게 열심히 노래하고 춤추는구나.

이렇게 치열하게 무대 만들어주는 애들 모습에 나는 또 감동할 수밖에 없구나.

그냥 애들이 이렇게 나이 먹어서도... 함께 행복하기 위해 머리 맞대고 고민해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렇게 행복할 수가 있구나.

앞에서도 말했듯 거창한 무대효과가 아니어도, 돈 팍팍 쓴 VCR이 아니라도

조금의 고민으로도 우리가 함께 행복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나는 그걸로 됐었구나.

사실 내가 바랐던 건 그저 밤양갱 하나였구나 ㅋㅋㅋ ㅠㅠ


올 초까지의 슈주가 매너리즘에 빠진 상태가 아니었다곤 말 못하겠어.

그런데 스핀오프로 인해서 그걸 극복했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바로 답할 수 있을 것 같아.

스핀오프 이후로 나는 오래간만에 걱정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만으로 슈주 컨텐츠를 볼 수 있게 되었고,

다음을, 20주년을 더더욱 기대할 수 있게 되었어.

나는 슈주와 엘프가 함께하는 시간들이 그저 관성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거든.

때 되면 나오는 앨범을 습관처럼 구매하며 세월 보내다보니 그저 날짜가 가서 다가온 몇주년 기념일이 아니라,

정말로 설레는 마음으로 손꼽아 20주년을, 또 그 이후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라.

그리고 스핀오프는 우리가 정말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공연이었어.


참... 콘서트 한번에 상황이 이렇게 확 달라지는 게ㅋㅋㅋㅋ

다시 생각해도 어안이 벙벙하다 ㅋㅋㅋㅋ

이게 바로 슈주의 저력이겠지?


아무튼 나는 정말 많이 행복했고!

팬들 모두가 행복해해서 좋았고,

혁재 프롬만 봐도 행복한 게 우리만이 아니라서 또 좋았고~

너무너무 행복했는데, 이걸 이대로 끝내 안 써두고 넘어가버리면

나중에 돌아봤을 때 스핀오프가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그 빛이 바래 있을까봐 ㅋㅋㅋ

뒤늦게라도 주절주절 늘어놓고 가 ㅎㅎ


종종 우리가 하는 모진 말들도 모두 슈주가 현재진행형이기에, 오래도록 현재진행형이길 바라기에 하는 말인 걸 슈주가 알려나ㅎㅎ

현재진행형으로 있어줘서 고마워.

여전히 우리 앞길엔 헤쳐나가야 할 것도 많이 있고,

단체만이 아니라 멤버 개개인도 더 잘 되어야 하고...

앞으로도 많은 것들이 놓여 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렇게 치열하게 버텨주는 슈주라서 나 역시 여전히 사랑할 수 있어.

언제는 우리 걷는 길이 쉬웠나 ㅋㅋㅋ

늘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열심히 닦아왔던 우리니까

이렇게 내년까지도, 또 그 뒤로도 열심히 함께 걸어보자!

공주님들도 우리 앞으로도 좀 더 고생해보자고! ㅋㅋㅋ

슈주 덕질 파이팅이야 다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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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Princess
모두가 느낀 감정이나 생각은 다들 비슷할것 같아.  이번 스핀오프 공연은 정말 신의 한 수 였다!!!!! 우린 이렇게 혁재… 그리고 슈주에게 인생을 저당잡혔고 심지어 20주년이 무려 기대되고 두근거리고 설레기까지해… 대체 우리한테 무슨짓을 한거야…  근데 그런 슈주라서 내가 지금까지 붙잡고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어! 공주님 소중한 후기 고마워..
Princess
스핀오프는 긍정적으로 신기한 감정이었어. 그 공간에 있던 모두가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그런 거. 이번 콘서트 참 좋았다. 앞으로의 슈주 행보를 기대하고 기다리게 만들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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